원래 성현의도는 무궁무진하고 가이없고 막힌 데도 없으나, 체도 있고 용도 있으며, 근본도 있고 끝도 있으니, 차례가 세밀하고 공정이 멀어서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뚫을수록 더욱 굳도다. 한사람의 식견은 한정이 있고 여러 사람의 의견은 무궁한데, 오직 사람에게 내 몸을 낮추지 아니하면 잘 배울 수 없고
사람에게 굴하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다. 나의 없는 것을 보지 않으면 잘 전진할 수 없고, 남의 있는 것을 높이지 않으면 잘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대개 남에게 내 몸을 낮춘 다음에야 남 위에 올라갈 수 있고, 남에게 굴한 다음에야 남보다 높아질 수 있고, 내 몸에 없는 것을 본 다음에야 내 몸의 없는 것을 잘 보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득하면 넘치고, 비우면 채울 수 있으니, 가득한 것이 빈 것 만큼 귀할 수 없는 것이다.
옛날 주공이 한 번 목욕할 동안에 세 번씩 머리털을 감싸면서 어진 이를 대접하였고, 회남자는 팔공을 만나는데 머리털을 움켜잡고 맨발로 달려나가 접대를 하였으니, 이 성현들은 모두 마음을 비움으로써 큰 도를 이룬 것이다.
진심으로 도를 배울 사람은 장차 자만심을 버리고 자만관을 통과하면서 마음과 기운을 낮추고, 일체 공겸심으로 남의 착한 것을 보거든 성심으로 가르쳐 주기를 구하고, 넓게 배우고 살펴 착한 것을 보거든 성심으로 가르쳐 주기를 구하고, 넓게 배우고 살펴 물어보면서 그 마음을 비우고 그 배를 채운다는 도덕경의 말씀을 매 번 반복하여야 할 것이다.
옥추 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