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을 찾으셨군요?
부럽습니다.
어쩌면 무소님의 명마와 제가 타고 다니는 말이 같은 어미 배에서
나온 것 같아서 행여나 같은 방법이 통할런지 모르겠군요.
원마를 길들일때는 완급의 조절이 필요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무지 애를 먹었지요.
아니 고놈을 발견 하는데만 해도 무려 3년을 헤메였으니까요.
그렇게 제멋대로 풀어놓아서 야성의 상태가 되어 있으니,
어디 제가 주인이라고 말(言)을 잘 들을리 없죠.
안되요 글쎄..
그래서 한참을 엎치락 뒤치락 거리다가 나도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
했습니다.
말 한마리와 주인의 주권 쟁탈전이 벌어 진거죠.
옛 서책을 뒤지며 궁리하던중 강(剛),유(柔),화(和),성(誠),신(信),
정(靜),허(虛),령(靈)의 순서가 있다는 것과 거문고의 음률소리를
들으며 고놈을 살살 길들이기 시작 했죠.

그랬더니 아 글쎄 요놈이 자기를 잡아 먹으려는 줄도 모르고 경계심
을 늦추더군요.
처음엔 잔뜩 경계하면서 대립만 하더니, 풀도주고 여물도 끓여주며
배를 불려 주며 슬슬 접근 했더니 조금씩 경계를 늦추고 내 말을
조금은 듣기 시작 하더군요.
나는 이때다 싶어서 말고삐를 콱 움 쥐고 剛의 도리를 써 보았죠.
그러니 잘 따르더라구요?
그런데 너무 고삐를 쥐면 요놈이 옛날 버릇이 있어서 다시 야성의
기질을 발휘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때다 싶어서 柔의 도리를 슬쩍 돌려서 회유를 했죠.
요놈이 순진해서 잘 속아 넘어가요.
이놈은 워낙 순수하고 천진해서 잔꾀를 몰라요.
잘해주면 그저 좋아하고 순한 양이 되는데,막 대하면 하늘도 못말려요.
강,유를 적절히 섞어서 길들이니 제법 말은 제법 잘 듣는데,
요놈이 다른 말들과 석이면 제 성질을 죽이지 못하고 또 기질을
발휘해요.
그래서 이번엔 슬쩍 和의 공을 들여서 너무 불리지도 너무 배고프게도
않으며 거문고의 음률 처럼 조화의 묘를 살려 뒤섞이되 동화 되지
않도록 고놈의 자존심을 한껏 살려 주었죠.
하하, 고놈 참.
너무 늦추면 지 맘대로요, 너무 당기면 반항하고.....
이렇게 끊임없이 요놈을 놓치치 말고 살살 달래면 점점 저와 내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걸 요놈도 알게 되요.
그런 각성이 생기기 시작 하면 誠,信으로서 나아가야 합니다.
드디어 천하의 큰 근본이 서기 시작 한거죠.
진 일보 하면 말과 주인이 혼연 일체가 되어 그의 마음이 곧 나의
뜻이요, 나의 행동이 곧 그가 바라는 것이죠.
그래서 주인과 말이라는 분별이 사라지고 하나의 물건이 종횡 무진
으로 삼계를 휘저으며 천상 천하 유아 독존을 부르 짖지만
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적적한 靜의 상태로 들어 갑니다.
세상 속에 있되 세상이 아니며, 세상이 아니되 세상 가운데에서
고요와 적막 속으로 잠기게 됩니다.
마치 꿈을 꾸는듯 잠을 자는듯 모든일들이 꿈처럼 몽롱하여
여기가 도시 현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며 들려오는 말들이 모두가
부질없고 하나도 진실되게 느껴지지 않으며 말없고 함이 없는
비움의 虛로 돌아갑니다.
虛의 공이 돈독해지면 神靈스런 기틀이 드디어 나오니 이것이
나의본래 가진 바냐, 아니냐!
나라나라 여겨온 것이 허물어져 가고 만물이 곧 나의 본모습이요,
내가 곧 만물이라.
다시 한소리가 있어 어린 동자가 손을 잡아 이끄니, 허허로이 웃으며
세상속으로 때를 묻힌다.
이리섞이고 저리 굴러도 본래의 면목은 영롱한 빛을 잃지 않으니,
이것이 진짜냐 아니냐!
다시 고요히 들려오는 소리가 있어 귀 기울여 보니 아아 이것이
호흡 가운데 있음이로다.


이 다음의 경계는 오로지 호흡하는 가운데 소식이 있으니,호흡은
정성을 다하여 나아가면 자연 알게 되리라 생각되며

어리석은 학인이 좌충우돌하며 겪은 일들이 하나의 방편이기에
여기에 집착지 말 것이며 아울러 자신의 성광을 밝혀서 길잡이로
삼으시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무소님을 좋아하는 사람.

새벽 동이 틀무렵 인왕산광을 받으며 무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