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리는 호흡과 저절로 늘어나는 호흡의 차이.
-. 조식과 잡념의 관계


--늘리는 호흡--

십수년전 나의 호흡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의식과 힘으로 늘리는 호흡이었다. 호흡 시작하여 몇 달만에 단전에서 계란같은 물체가 느껴지고 어느날 단전에서 좌협으로 이규-두구멍-가 뚫려 분명 현빈일규인데 이규니 내가 잘못된 것 아닌가? 엄청 고민도 해봤다.

선생님께 질문하여 안정을 되찾긴 했지만 초보자가 혼자서 공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뼈져리게 경험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중의 하나다.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조식의 요결은 싹 잊어버리고 호흡 길게하면 다 되는줄알고 들숨 날숨에 길게 들어가라, 고르게 들어가라, 부드럽게 들어가라, 깊게 들어가라, 천천히 들어가라, 나와라등 앉아서 조식을 하는게 아니라 주문 외듯이 들숨 날숨에 의식과 힘을 넣어 수련을 했었다.

호흡 늘리는데만 주력하여 매호흡에 위의 주문들을 집어 넣어 수련을 하자 10개월만에 소주천을 했고 호흡 2분을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정신현상은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아볼수도 없었고 그냥 소주천 해봤다. 호흡 2분 해봤다가 전부였다. 아무데도 쓸모가 없는 공부를 한 것이었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십년이 지난 지금은 그 시절을 고맙게 생각하며 수련을 하고 있다.

나에게 그런 처절한 경험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과거의 그런 방식으로 호흡을 하고 있다면 영원히 명명과는 거리가 먼 수련을 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늘리는 호흡은 의식과 힘, 또는 그중 하나를 강하게 하여 수련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의도적으로 호흡을 길게하기 위하여 의식을 두게되고 힘을 써서 미는 수련이다. 초창기 시절 대부분이 이런 호흡을 했었다. 이렇게 수련하면 소주천까지는 쉽게 된다. 그 이상도 진전을 볼수 있다.

--참고)개인마다 의식과 힘을 넣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내 경험을 기준으로 이글을 쓰고 있으니 잘 하시는 분들은 이해 하고 가셨으면 한다.--

기수련은 되는 것이다. 호흡수도 길게 되고....
그러나 명명함을 목표로 했다면 이렇게 수련해서는 좀 어려울 것이다. 기수련은 되어 소주천 대주천은 될지 모르나 명명의 길, 정신을 밝히는 쪽하고는 거리가 먼 수련이다.

이런 수련이 필요한 때는 처음 시작하여 20초가 넉넉히 될 때까지라고 본다. 20초가 넉넉히 된다면 조식으로 한 10-12초 정도일 것이다. 초행자가 공부 시작하여 20초가 넉넉히 될 때까지는 조식법을 습득하고 체득하기 위해 조식 8자결대로 연습이 필요하다.

그 이후는 순전히 조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은데 초창기 우리들은 그렇게 하질 못했었다.
빨리 이루겠다, 뭔가 보여 주겠다, 뭘하겠다등등 욕심이 눈앞을 가리고 이 공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그저 호흡 길게 하는데만 목을 메고 달려 들었었다.

이렇게 늘리는 호흡은 기수련은 되어도 명명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14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참 고마운 일이다. 14년만에 제길을 찾을수 있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길을 밝혀주신 선생님께 백배 천배 감사를 드릴뿐.....


--저절로 늘어나는 호흡--

조식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처럼 하는 호흡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앉아서 호흡을 하면 길게 한다, 고르게 한다, 부드럽게 한다, 깊게한다등등의 요결을 의식하지 않아도 제 스스로 길고 고르고 부드럽고 깊게 들어가는 호흡이 조식에 가깝다고 할수 있겠다.

물론 이런 호흡을 하기도 힘들지만 이렇게 된다하여 이것을 완전한 조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들었다.
즉 조식에도 공부 진전에 따라 단계가 있는 것이다.
위에 기술한대로 된다면 완전한 조식은 아니고 조식에 가깝다라고 평할수 있다는 얘기다.

자 이제 우리는 어떤 호흡을 하고 있는지, 어떤 조식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 보자.
내가 의식을 안하고 힘을 주지 않아도 저절로 길어지고 고르게되는 호흡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의식과 힘을 주어 둘숨에 길게, 고르게, 부드럽게 들어가라 염을 하고 날숨에도 길게, 부드럽게, 천천히 나가라 염하며 의식으로 밀고 땡기는 호흡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 보자.  
  
그러면 저절로 늘어나는 호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주 간단하다. 순하게 호흡 하는 것이다. 길게하려는 마음, 고르게 하려는 마음, 부드럽게 하려는 마음 다 비우고 숨이 쉬어지는 대로 순하게 호흡을 하는 것이다.

위에서 적은대로 20초가 넉넉하거든 숨이 들어가는 대로 맡겨두면 10초 내외로 뚝 떨어지게 되는데 바로 숨이 쉬어지는 대로 맡겨놓았을 때 되어지는 호흡 10초가 조식에 가까운 호흡이다.

역으로 조식으로 10초가 되는 사람은 15-20초가 넉넉한 호흡을 한다고 말할수도 있다. 20초 조식을 하면 3-40초가 넉넉한 호흡을 한다고 할수 있는데 대부분의 수련자들이 여기서 착각을 하고 있다.

3-40초가 자연스럽게 된다고, 넉넉하다고 자기 조식이 40초는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것이 착각이고 지금까지 성공자가 드물었던 원인중의 하나일 것이다.
40초를 자기의 조식이라 생각하고 계속 의식과 힘이 들어가는 호흡을 하면서 왜 정신현상이 없지? 고민하면서도 그 호흡수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기수련만 해왔었기에 성공자가 드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가?
의식과 힘, 욕심으로 잡고 가는 호흡을 하게되면 소, 대주천은 되어도 심계는 열지 못한다. 또 조금 부드럽게 진행하여 심계를 열었다 해도 돌리는 기운이 지나가면 다시 막혀 버린다.
열린 심계가 항상 열려 있어야 하는데 기운이 오면 열리고 지나가면 닫혀버리니 형광등처럼 깜박깜박 하는 것이다.

제대로된 공부법은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해도 안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자신 있는 분들은 해도 무방하겠지만 권하고 싶은 수련법은 아니다.


--조식과 잡념--

순하게 호흡을 하게되면 의식은 자유로워 진다. 왜냐? 길게가라, 고르게, 부드럽게 가라등등 주문을 외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염을 안해도, 주문을 외지 않아도 저절로 길어지고 부드러워 지고 고르게 되니 그 의식은 단전 한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의식, 그 정신이 단전에서 들숨 날숨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게되고 불휴불식으로 하게되면 용호결에서 말하는 심전부종횡(心專不縱橫 마음이 하나되어 종횡으로 흔들리지 않는다)의 뜻을 이해하게 되고 비로소 명명의 길에 들어 섰다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호흡이 되면 잡념은 거의 없어진다. 아니 잡념이 들어올 틈이 없게 된다. 저절로 호흡은 왔다갔다 하고 정신은 단전에서 들숨 날숨과 하나되어 순일을 키우는데 잡념이 들어올 틈이 없는 것이다.

무념무상, 무타념무타상 이라고 싸울 필요가 없다. 조식이 순일해지면 저절로 정신은 단전에서 하나를 키우니 무념이면 어떻고 무타념이면 어떤가.

우리는 조식으로 정신집중(=정일집중)하는 공부를 하고 있고 또 조식이 순일해지면 잡념은 저절로 없어지니 무념이니 무타념이니 싸우지 말자.
그저 순일한 조식이 되도록 노력하면 될일이다.

그래서 호흡이 3-40초가 넘고 1분이 넘는데 잡념이 많다면 그 호흡은 넉넉한 호흡이지 조식은 아니라고 말할수 있다.
진정으로 조식에 가깝게 호흡을 하면 20초가 안되어도 용호결에 나오는 무념이위상(無念以爲常 항상 무념의 상태에 있다)의 맛을 보게 될것이다.    

이 공부는 스스로 느끼고 체득하는 공부다.
사람마다 수련자마다 동일한 내용을 갖고도 느끼고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방법이 다 틀리다.
조식하나만 제대로 되면 무념이다 무타상이다 싸울필요 없고 소 대주천 저절로 되고 심계 또한 저절로 열리니

처음도 조식이요 그 마침도 조식이고 그 자리는 단전이다.


힘으로 의식으로 욕심으로 기운을 잡고 돌려서는 기수련은 될지언정 명명과는 거리가 멀고 심계는 열리지 않으니 수련자는 조심, 조신, 조식할 일이다.



이상은 위 참고에도 거론 했듯이 저의 경험을 토대로 쓴 것입니다.
저와 다른 경험을 하신분들도 많이 계실것이고 이놈 맹랑하다고 욕하실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초학이고 공부가 변변치 못한 소치이오니 너그러이 이해하시고 제가 실수한 것이 있으면 지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놈이 주제넘게 이런 글을 올립니다.
오늘까지 저의 공부 경험과 들은 견문으로 마치 제가 좀 아는양 쓰게 되었습니다.
가르쳐주신 분들게 감사를 드리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저의 실수 이오니 저를 꾸짖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길을 걷는 연정원우들과 저의 경험과 견문을 나누고자 붓을 들었으니 이점 혜량하여 수련하시는데 참고나 하셨으면 합니다.
재가 수련자로서 불휴불식을 목표로 열심히 하시는 회원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1999. 9. 중순.
                   부족함을 아는 명명구자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