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원 원장입니다.

(봉우 스승님의 유지를 회상하며...)

 

연정원 원우 여러분,

저는 봉우 스승님의 명령으로 연정원을 오늘날까지 맡아서 이어오고 있는 원장 성주흥입니다. 오랜만에 지면을 빌어 원우 여러분께 안부 인사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 공부를 놓치지 않으시고 열심히 하시고 계신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연정원을 걱정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근래 건강이 예전 같지 않고 많은 일들이 있어 지난 일을 되새겨 보니, 스승님께서 생전에 저에게 연정원을 맡기시면서 하신 말씀을 원우 여러분들께 전해 드릴 때가 된 것 같아서 지면을 빌어 스승님의 유지를 전하려 합니다. 여러 가지 말씀이 있으셨지만 원우 여러분께서 꼭 알고 계시기를 바라는 몇 가지에 대해서 전하겠습니다.

 

첫째, “공부법을 바꾸지 마라” 하신 것에 대한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여기 자가 있고 끈이 있다고 하자. 이 끈을 자로 재어 일정한 길이로 자르라고 했을 때, 매번 끈에 자를 대어 일정한 길이를 맞추어 자른다면 끝없이 자른다 해도 그 자른 끈의 길이는 처음 자른 끈의 길이와 같을 것이나, 만일 조금 요령을 피워 처음에는 자로 재어 잘랐으나 차츰 자른 끈으로 끈에 길이를 맞추어 자른 다면 처음에는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하여도 점점 많은 끈을 자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길이의 차이가 생기다가 시간이 많이 흐르게 되면 처음 자른 끈의 길이와는 확연히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도대체 어떤 끈이 처음의 끈인지도 모를 지경이 되고 차이가 너무 나므로 해서 전혀 다른 길이의 끈들이 생겨날 것이다.

공부법도 이와 같아서 처음 내가 전하여 준 공부법에 자신의 경험과 얘기들을 가미하여 이리이리 하면 공부가 잘 될 것이다고 하며 덧붙이고 빼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전하여 준 공부법이 아닌 전혀 다른 공부법이 생겨서 말은 같으나 공부의 결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공부법이 전해지게 될터이니, 너는 내가 전하여준 공부법을 바꾸지 말고 그대로 후학들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말씀하시기를

내가 죽고 나면 여기저기서 자신들이 하는 공부법이야 말로 봉우 스승님께서 특별히 자신에게만 전하여준 공부비법이며, 자신이야 말로 봉우 스승님의 수제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나올텐데 너는 어찌할테냐고 물으셔서, 제가 말씀드리기를 ‘주먹 뒀다 뭐해요, 그냥 이 주먹으로 가만 두지 말아야지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서, 너는 그게 탈이야. 그 사람들 기운 있을 때는 펄펄 뛰겠지만 기운 빠지면 스스로 주저앉게 돼, 너는 그저 내가 부탁한 것을 잘 지키기만 하면 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둘째, “연정원을 상업화 하지마라”입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연정원은 공부자가 나오면 중흥이 되는 것이니 연정원이 어려워 진다고해서 상업적으로 연정원을 이용하지 마라” 하셨습니다. 지금 연정원이 어려우니 여기저기에서 연정원의 중흥을 위해 책을 써보겠다고 하시거나 교육내용을 좀 다양하게 해서 사람들에게 당장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운동법이라도 추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걱정하시는 분들, 등등 괜찮아 보이는 의견들을 내어 주시지만 스승님의 생전의 부탁 말씀을 어기고 실행에 옮기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니, 혹여 연정원을 위해 이리이리 하여야 중흥이 된다고 하여도 부화뇌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셋째, “무슨 일이 있어도 연정원 간판을 내리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연정원이 어려워 져서 간판을 걸어 둘 곳이 없게 되면 네가 사는 곳이 지하이건 옥상이던, 네가 사는 곳에 연정원 간판을 걸어 두더라도 연정원 간판을 없애지는 말아라. 연정원 간판을 그렇게 가지고 있으면 공부자가 나와서 연정원이 중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들을 때는 연정원이 오늘날 처럼 이렇게 어려워 질 줄은 모르고 좀 어려워 지려나보다 했었습니다. 하루 속히 공부자가 나오시기를 이 못난 원장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넷째, “나를 교주로 하거나 연정원을 종교 단체화 하지 마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죽고 나면 나를 신처럼 생각하고 나를 교주로 해서 종교단체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나올 텐데 너는 절대로 나를 교주로 하거나 연정원을 종교 단체로 만들거나 하지 말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스승님께서 위의 말씀을 하실 때는 이해가 되지를 않았던 말씀이 시간이 지나 일부에서 비슷한 현상이 생기고 보니 새삼 스승님의 혜안이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이런 혜안은 여러분들도 열심히 공부하시다 보면 언젠가는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 그 공덕과 공부의 시작의 차이 등등의 이유로 조금 늦거나 빠를 수는 있지만 이미 공부자의 길로 들어섰으니, 혹여 옆길로 빠지거나 혹여 잠시 쉬어 갈 수는 있으나 바른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 성실히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다 보면 원하는 바를 이루리라 봅니다.

 

다섯째, “안고수비증을 조심하라”

 

이 말씀은 평소에 종종 하신 말씀으로 공부가 잘 되었다고 하여 마치 자신만이 공부자가 되어 모든 것을 잘 아는 것처럼 입 밖으로 내어 떠든다면 공부의 진척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공부자의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공부가 좀 되면 자랑이 하고 싶고, 어디 가서 실험도 하고 싶고, 뻐기고도 싶고 ... 등등 공부해야 할 소중한 시간을 쓸데없는 망상과 행동으로 허비하고 자칫 다른 사람들의 공부에 방해가 되도록 하는 일을 할 수도 있음이니, 공부가 잘 될수록 조용히 공부에 매진하고 능력이 생기면 내 가족과 이웃에 유익한 사람이 되는 일을 하되 드러내서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거나 대우하지 않음을 성내는 우는 범하지 말으셔야 합니다. 내가 남보다 공부가 먼저 되었다고 남보다 잘나서가 아님을 아셨으면 합니다. 혹여 내가 남보다 공부가 더디다고 해서 내가 남보다 못나서가 아님을 아셨으면 합니다.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갈 때 출발이 늦었다고 못났다거나 천천히 간다고 못났다고 하지 않듯이, 공부가 좀 늦거나 더디다는 것을 두고 잘나고 못난 것의 판단 기준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봅니다.

 

우리들이 공부하는 목적은 바르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내 가족과 이웃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사람이 되고저 함이니, 이점을 명심하고 서로서로 격려하고 도움을 주는 좋은 연정원우들이 되시기를 빕니다.

 

이상 스승님의 여러 말씀가운데 연정원우 여러분들께서 꼭 지켜 주시기를 바라는 몇 가지를 지면을 빌어 말씀드렸습니다.

 

스승님 생전에 저에게 연정원을 맡으라고 하시기에, 재주가 없어서 못 맡을거 같다고 말씀을 드리자

“알어, 니가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맡기는 것이 아니여. 다만 너는 내가 부탁을 하면 그대로 지킬 사람이니 맡기는 것이여.”

라고 하셔서 제가 재주 없음을 아시니 마음 놓고 연정원장으로 있었지만, 어느 순간은 원장으로서 너무 힘에 부쳐, 재주 있는 분들께 원장자리를 부탁도 해보았으나 모두 사양하시고 공부만 하시겠다고 하시니 그 분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아무쪼록 연정원우 여러분께서는 스승님께서 알려주신 공부법대로 열심히 공부하시어 언젠가는 연정원이 중흥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혹여 공부가 잘되지 않아서 실망이 되시거든 아래 봉우 스승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시기를 바랍니다.

 

스승님의 말씀 :

“흔히 공부의 진전이 없다고 걱정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좀 욕심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많다. 먼저 공부의 진전을 바라기 이전에 본인 자신의 심성이 바르게 변해야 될 것이다. 만일 자신의 심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도 공부의 진전이 있다면, 그것은 큰 비극의 전조일 것이다. 본인에게도 큰 불행이려니와 이웃과 온 사회의 재앙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거든 조용히 눈을 감고 정려에 들어가자.”

去去去中知 行行行裡覺